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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만 있는 수상한 ‘광고주협회’(?)

한국에만 있는 수상한 ‘광고주협회’(?)

“광고주협회 존재 자체가 위헌적입니다”

 

 

 

 

△전경련 예하 한국광고주연합회의 ‘2015 유사언론행위 피해실태 조사결과 발표’ 보도자료(사진=메트로신문)

 

“광고주협회 존재 자체가 위헌적입니다”

 

2일 한국광고주협회(회장 이정치)의 사이비 언론 조사결과 발표 보도를 본 뒤 한 변호사가 건넨 말이다. 광고주협회가 메트로신문을 대표적인 사이비 언론으로 지목해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서자 격려차 꺼낸 말이다. 이 변호사는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녔다. 

 

그는 “미국에서는 광고주협회라는 조직 자체를 상상할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언론의 자유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본의 속성상 무한팽창을 계속하기 마련인데 방해가 되는 비판언론을 당연히 제거하고 싶지 않겠냐"는 설명이다. 

 

그는 또 "대자본의 이익단체인 광고주협회는 존재 자체가 언론 간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요소"라며 "재벌의 잘못된 행태에 눈 감는 언론은 키워주고 비판언론을 제거하는 현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언론자유라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헌법 위협요소인 광고주협회의 활동을 법률로 제한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미국에는 상공회의소가 있지만 한국의 광고주협회와 같은 조직은 없다. 일본에도 한국의 전경련과 같은 경단련이 있지만 역시 광고주협회와 같은 조직은 없다. 최근 비판언론을 짓뭉개기 위해 기업광고를 끊자고 머리를 모았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들도 단지 “경단련을 움직여보자”고 말했을 뿐이다.

 

광고주협회 내세운 재벌기업…지능화된 언론통제

 

△광고주협회 자회사인 반론보도닷컴 모습. 광고주협회는 지난해 2월 반론보도닷컴을 인터넷매체로 등록해 기업관련 왜곡보도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과 반론에 나서고 있다.(사진=반론보도닷컴 홈페이지 캡처)

 

한국광고주협회에는 202개의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삼성, 현대차 등 재벌을 포함해 우리나라에서 웬만큼 힘 있는 기업들은 모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담합해 재벌에 비판적인 언론을 노린다면 이를 견뎌낼 매체는 없다고 봐야 한다. 자본의 속성을 감안할 때 광고주협회의 존재 자체가 언론 자유의 근본 토대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최근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제안한 공개형 뉴스제휴평가위원회도 광고주협회가 포털에 요구해 구상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병호 청와대 뉴미디어정책비서관은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사이비 언론은 포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광고주협회 쪽의 입김이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광고주협회는 나아가 이 위원회에 위원 자격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제휴평가위는 이른바 사이비 언론과 어뷰징 매체를 포털에서 퇴출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다. 

 

여기서 사이비언론은 주로 기업 광고 협찬과 관련있는 개념이고, 광고주협회는 이 사이비 매체를 가려내는 심판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다. 광고주협회가 검찰이나 법원에 준하는 언론 매체 판정기관으로 자리를 잡으면, 대자본에 의한 언론통제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광고주협회는 이미 대자본을 뒷배경으로 언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이른바 ‘나쁜 언론’또는 ‘유사언론’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목을 쳐낼 언론을 선택해 실제로 집행하고 있다. 

 

메트로신문도 ‘살생부’에 올랐다. 광고주협회는 1일 ‘2015 유사언론행위 피해실태 조사결과 발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메트로신문을 가장 유사언론행위가 심한 사이비언론으로 지목했다. 

 

재벌로부터 거액의 광고·협찬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사실 검증도 없이 광고주협회 보도자료를 베껴쓰며 메트로신문을 사이비 언론으로 낙인찍는 작업에 조력자 역할을 했다. 광고주협회가 언론 간 자유·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는 실제 증거다.  

 

 

원문: 메트로신문

 

 

 송병형 기자

 메트로신문 정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