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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는 1910년이지만 실질적으로 일본은 러일전쟁 승리로 한국을 강점하기 시작했다. 1905년 7월 말 종전을 앞두고 일본은 미국과 가쓰라-태프트 조약을 맺어 한국 지배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일본의 우익은 전후 미군정에서 벗어나자 이 같은 역사를 부정하고 미화해 왔다. 아베 총리의 발언은 돌발적이 아닌 우익의 오랜 집념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일본의 역사작가 시바 료타로의 소설 ‘언덕 위의 구름’이 지나온 길은 이를 방증한다.
이 소설은 러일전쟁에 복무한 형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침략전쟁을 은폐하고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천대받는 아시아 인종이 초고속 근대화에 성공하고 마침내 대륙의 열강인 러시아를 꺾으며 ‘탈아입구’(아시아를 벗어나 서구의 일원으로 합류)의 꿈을 이룬 데 대한 자찬이라는 지적이다.
시바 료타로는 중일전쟁이나 태평양전쟁과는 달리 러일전쟁까지의 일본의 역사를 ‘낙천적인 시절’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아베 총리는 이 논리를 그대로 따라 담화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근대화를 이룬 일본이 국제적인 반식민 조류를 잘 따라가다 그만 대공황의 벽에 막혀 어쩔 수 없이 전쟁의 길로 갔다고 했다.
1968년부터 1972년까지 산케이신문에 연재돼 전후 세대에게 우익사상을 심어준 이 소설은 2009년 NHK대작으로 다시 태어나 일본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11년 12월까지 3년에 걸쳐 방영되는 동안 매해 가장 높은 시청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 담화에 대한 지지가 44.2%로 반대(37%)보다 높았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찬승 한양대 교수(역사학)는 러일전쟁에 대한 평가를 아베 담화의 가장 심각한 부분이라고 지적하면서 “한국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분명히 비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정부는 “지금의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와 침략의 과거를 어떠한 역사관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국제사회에 여실히 드러내는 계기”라고 아베 담화를 평가했다.
원문: 메트로신문
송병형 기자
메트로신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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